brunch

유리를 닦으며

by 김준한

유리를 닦으며

김준한


유년의 가슴에 빛나던 꿈 바라보던 눈,

제대로 뜨지 못한 건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발 디딜 수 없는 허방의 세월을 배회하며

수북이 쌓인 상념

끝내 투명하던 기억 지웠다


세정제에 젖어드는 마른 헝겊의 고뇌

겹겹이 찌든 시간과의 마찰 견딘다

가 닿지 못하고 스쳐 보낸 나날은

빛을 잃은 상처되어

뽀드득! 뽀드득!

울음 흘린다


유리를 닦아, 나 다시 환해질 수 있을까?

가슴 깊이 파고드는 따가운 빛

아, 참기 힘든 이 시라림이여!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밤사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