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이다롱이 만만세 6부
"어라 오빠 안 돼!”
“몰라 나는 이 푹신한 침대가 좋다고.”
수건에다 응아를 해야 하건만 또 아빠의 침대에 응아를 하고만 오빠 때문에 저는 너무나 두려워졌어요. 이번에도 누명을 쓰게 된다면 다롱 오빠를 콱 물어버리고 말 것이에요. 아빠가 없는 시간 동안 우리는 침대 귀퉁이도 뜯고 전선도 뜯고 플라스틱 옷걸이도 씹고, 화장실 수도 배관도 뜯었어요.
저녁이 되자 아빠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어요.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가 무겁게 느껴진 건 무엇 때문일까요?
소리가 선명해질수록 아빠의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어요.
“오빠는 이제 큰일 났다. 이번에는 정말로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정말 그럴까?”
저는 긴장되어 죽겠는데 오빠는 너무나 덤덤했어요.
“오빠 좀 비굴해 보여도 어쩔 수 없잖아. 전 보다 더 크게 꼬리 쳐야 돼! 막 아빠의 가슴에 뛰어들라고 알았지.”
“이번에도 통할까?”
“나는 벌러덩 누워서 배 보일께.”
“알았다. 아롱아 너만 믿는다.”
현관문이 열리자 저는 울컥했어요. 그동안 오빠와 모의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마냥 아빠가 반가웠어요. 저는 아빠의 가슴을 향해 폴짝 뛰었어요.
“아이코! 녀석들 잘 놀았어?”
지난날 아빠가 우리를 보듬고 왔던 것처럼 아빠는 차가운 바람을 보듬고 온 것일까요?
아빠의 목소리 속에서 바람 소리가 나는 것 같았어요. 간지러운 이빨처럼 저도 모르게 가슴 한쪽에 이상한 느낌이 든 것은 아빠의 손에서 간식 냄새가 나지 않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어디 보자. 벌써 사료 다 먹었네. 이런 먹탱이들.”
밥그릇을 한 동안 보고 서 있던 아빠는 다시 나가버렸어요.
“다롱 오빠. 아빠 왜 나가 버리지? 우리가 너무 많이 먹었나?”
“칫 거 봐라 저 인간도 똑같아!”
“오빠 우리 이제 진짜 버려지는 거야?”
“아롱아 내가 그랬잖아. 인간들 믿지 말라고.”
“이 먹탱이 잠탱아!”
“아롱아 열 내지 마라. 어쩌면 기회일지도 몰라. 솔직히 이 좁은 방에서 살 것을 생각하면 끔찍했는데.”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이 참에 우리가 버려지면 더 큰 집이 있는 주인을 만나게 될지 누가 알아?”
다롱 오빠를 물고 싶었지만 제겐 힘이 없었어요. 수도 배관 뜯다가 가렵던 이빨도 몇 개 뽑혀 나갔고요. 아빠를 기다린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요. 기다리다 지쳐 푹신한 침대의 촉감에 기대 잠이 드려는 그때였어요.
“우리 아기들 배고프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아빠의 손엔 봉지가 들려 있었어요. 맛있는 간식 냄새가 났어요. 저 보다 먼저 달려가 킁킁거리는 다롱 오빠가 그렇게 미울 수 없었어요.
"녀석들 꼭 내 어릴 때 같구나. 나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엄마를 늦게까지 기다린 이유는 아마도 엄마가 맛있는 과자를 사 오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 곤한 엄마의 짐을 들어줄 생각 보다 과자를 먼저 생각했었으니 참 철이 없었다 아빠는."
아빠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맛있게 많이 먹어라는 소리 같았어요. 저는 아빠의 사랑에 신이 나서 숨도 쉬지 않고 먹었어요.
"아이고 녀석들 좀 천천히 먹어! 아무도 안 뺏어가니깐"
아빠는 다 먹으면 더 줄 테니 빨리 먹으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