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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의 슬픔

by 김준한

동그라미의 슬픔

김준한


모 하나를 꺼내 변에 붙여보곤 했다


세모 네모 마름모 오늘도 수많은 모서리들이

서로의 바닥을 찌르며 굴러간다

날카롭게 세운 말들로 너를 찌르곤 했지

모난 성격이 유해지기 전까지

내벽을 파고들던 그 많은 분노 뜨겁게 각혈했는데

세상은 일도 닳지 않아 뭉툭해지고 부러진 건 나일뿐


침 한번 꿀꺽 삼키며 마찰 없이 굴러가는 일

아이고야 하루를 사는 일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다는 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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