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달린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도전은 충동적이었지만 진지하게 준비했다.
4시간 6분.
주변에서 기안 84보다 잘 뛴 거냐고 물었다.
그럴 수도 아닐 수도.
기록을 물어보는 것이겠지만, 아마추어 러너에게
누가 더 잘 뛰었는가는 중요치 않다.
나는 기안 84처럼 처절하고 뭉클한 스토리는 없다.
결승선을 통과했을 당시에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남이 많았다.
목표한 시간 안에 들어오지 못했고,
무엇보다 후반부에 걸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저녁에 침대에 기대어 캔맥주를 마시며 대회를 천천히 떠올려 보니
“잘했어,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몹시도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꼈다.
<도대체 힘든 달리기가 뭐가 좋아요?>
“달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내가 달리는 이유다.
달리기를 하면 고통스럽지 않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엔 숨이 차게 뛰어야 달리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숨이 차면 얼마 못 가고 멈추게 된다.
속도는 중요치 않다.
어제보다 조금 더 달릴 수 있다면 충분하다.
<마라톤이 선물한 것>
주말 아침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강을 달린 후
스타벅스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물을 바라볼 때 행복을 실감한다.
혼자 있는 차분한 시간에 나를 충전한다.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마라톤 완주는 끝이 아니었다.
더 큰 목표를 향해 다시 달릴 것이다.
새로운 모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