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우리.
‘스포가 포함되었을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잠시 묵혀뒀다가 읽으시면 더 좋겠습니다.‘
구교환이라는 배우의 묘한 섹시함에 이끌려 가볍게 선택한 영화였지만, 뒷맛은 절대 가볍지 않았던 영화였습니다.
대학시절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가난했을지언정 가득 찬 마음으로 사랑을 대했던 그때의 우리가 떠오르는 영화랄까요.
괜스레 추워진 손을 자신의 옷 속으로 당겨 넣어주던 그때가 생각나고,
사회생활을 늦게 시작하는 남자친구의 뒷바라지라 생각한 적 없는 뒷바라지를 했었던,
그런 여자에 고마움과 조바심과 형언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 솟아오르던
그때의 우리 말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예전엔 당연했던 해피엔딩이 당연해지지 않는 요즘 영화를 괜히 욕하게 되는 것은요.
그때의 우리가 가엽고 짠해서 일까요.
서로를 지나치게 사랑해서 무작정 나를 갉아먹었던, 그때의 우리를 닮은 그들이
시간과 돈에 지지 않기를 내심 바랐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들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결국 이 영화는 다른 방향의 해피엔딩일지 모르겠지만
최선이 곧 최고는 아닌 것처럼
조금 부족하고 넘치게 사랑하는 건 힘든 걸까요.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하면 입맛이 왜인지 씁쓸한 영화입니다.
그럼에도 추천하고 싶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