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8(일) 오늘의 일기
사람들은 언제부터
같은 공간에서
각자 다른 화면을 보게 되었을까.
카페에 앉아 책을 읽다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에는 이어폰을 꽂은 채 독서 삼매경에 빠진 남자 한 명,
왼쪽에는 아이와 함께 온 부부가 보였다.
아이는 칭얼거렸고, 그때마다 태블릿 PC로 영상이 재생됐다.
장담컨대 그들 사이에는 말 한마디 오가지 않았다.
각기 휴대폰만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소리가 제거된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나는 조금 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눈물이 절로 나는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참이었다.
기억이 사라져도,
그 하루를 전부 걸어 사랑하던 사람들을 보고 온 뒤였다.
영화를 보는 동안
매일처럼 자연스럽게 잡아오던 남편의 손을
오늘은 조금 더 마음을 담아 잡게 됐다.
관성처럼 이어지던 동작이 아니라,
옆에 있는이를 마음에 담아 잡는 손 이였다.
옆자리의 부부가 아이와 이야길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뚝뚝함 사이 다정함이 묻어나는 말들이 오간다.
기억은 충분한데
우리는 얼마나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까.
말하지 않아도 안다고 믿으며
혹시 너무 많은 순간을 흘려보내고 있지는 않을까.
오늘 밤,
사라지는 건 기억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건네는 마음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