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그 해 여름, 태어나서 처음 이탈리아에 가보았다.
저녁노을이 예쁘게 지는 광경을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꿈꾸듯이 바라보았다.
마치 그림 같은 풍경에 내 영혼과 마음을 잠시 빼앗겨버렸다.
기뻤다.
자유여행으로 온 이탈리아에서
지는 노을 바라보며, 기쁨과 떨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같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이 아름답고도 황홀한 장소와 시간에 있는
우리를 온전히 기억하기 위해
함께 여행을 온 친구와 나는 작은 휴대폰을 통해
서로의 사진을 남기기 바빴다.
그 짧은 찰나에,
나는 오래전 생일 선물로 받았던
많은 추억이 담긴 이어폰과 150유로 정도의 돈을 도난당했다.
피렌체 여행 중 가장 황홀하고 좋았던 순간에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것이다.
여행 내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수 없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들었다.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라서도, 그 이야기를 분명 기억하고 있었으며, 나는 그런 일을 당할리 없다고 생각했다.
도둑맞은 나의 추억이 깃든 물건은 다시 되돌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토록 비싼 값을 치르고 배운 것이 있었다.
우리는 가장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가장 긴장해야 한다는 것을
정말 소중한 것을 잃지 않도록.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가장 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