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직장인-
내일부터 풀근무 직장인이 된다.
이게 얼마만일까?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활동이 대부분이었던 내 삶에 변화가 찾아온 역사적인 날이다.
그리웠다. 갈 곳이 있는 현장이.
직장인들이 부러웠다.
그저 직장인이 부러웠다기보다 직장을 다니면서 온라인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그들의 능력이.
그들을 보면 나는 무능력한 인간이었다.
다행인건 비교됨을 알면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나의 속도에 맞게.
멀티능력을 가지지 못한 나이지만 꾸준하게 한 가지 일은 제대로 한다고 자부하는 나이다.
이런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느냐고 묻는다면 그 답은 '진정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진정성이라...쓰고 보니 스스로가 이 말을 써도 되나 싶다.
환경교육사가 되는 여정도 힘들었지만 인턴십에 합격하고 출근하기까지의 여정도 만만치 않았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갈수록 도전하려는 무언가의 허들이 자꾸만 높아지는 느낌이다.
어디서든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나아가야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게 현실이니까.
3년만의 출근이다.
아니 9 to 6 풀근무로는 대략 18년만이다.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대 시절의 직장생활과 40대의 인턴생활이 같은 꼴이라니?
스멀스멀 내가 어떤 종류의 인간이었나를 상기시켜본다.
아이들을 혼자 키워내느라 자기주도로 살아온 삶의 방식을 이제는 과감히 내려놓으려 한다.
다시는 어느 기관에 속해 일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오래 갇혀있던 답답함 덕분에 오히려 소속되는
일이 간절해졌다.
소속감, 협력, 기여하는 일
인턴을 통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것들이다.
물론 풀근무로 인해 일 이외에 신경쓰고 챙겨야 할 일이 산더미다.
그 동안 쉬엄쉬엄 했던 집안일도 빠르게 해야 하고, 아이들 아침준비와 내 도시락 싸는 것까지
몇 배는 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하루 일만보를 걸으며 여유있게 산책 했지만 이제는 5천보 채우기도 힘들지 모른다.
그러고보니 평소에 누렸던 여유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사람들과의 소통도 줄어들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곳이 있다는 생각에 열정이 생긴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할 수 있는 기쁨에 한껏 취해 본다.
물론 이런 기분은 오래가지 않을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진정한 환경교육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라는 것.
슬기로운 인턴생활!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