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71세, 남들은 이제는 쉬어야 할 나이에, 엄마는 여전히 누군가의 곁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계신다. 엄마는 요양보호사로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신다. 그 아이의 집에 가서 식사를 챙기고, 대소변을 도와주고, 목욕을 시키며, 병원에 데려다주고 다시 데리고 오는 것까지, 엄마의 하루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엄마는 그 모든 과정을 사랑으로 감싸 안으신다.
며칠 전, 엄마가 다니시는 회사에서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엄마는 공로상을 받으셨다. 5년 전에는 활동가 우수상을 받으셨는데, 5년이 지난 올해 또 상을 받으신 것이다. 엄마의 오랜 성실함과 헌신이 회사에서도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엄마는 상을 받으셨지만, 늘 그렇듯 겸손하게 "내가 한 게 뭐가 있냐"고 하신다. 하지만 나는 안다. 엄마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왔는지, 그리고 그 노력이 얼마나 큰 울림을 주는지.
엄마가 돌보시는 아이는 지능에 장애가 있다. 아이의 부모님은 과일가게를 하시느라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신다. 하루 7 시간 동안 엄마가 아이 곁을 지키신다. 아이가 점점 자라 몸집이 커질수록, 엄마의 일은 더 힘들어진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너무 예뻐서 힘든 줄도 모르겠다"고 하신다. 아이 역시 엄마를 너무나 의지하고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하며 애타게 찾는다고 한다. 나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깊은 라포가 형성되어 있다는 걸 느낀다.
아이의 부모님은 엄마에게 늘 고마움을 표현하신다. 명절 때마다 딸들까지 챙겨주라며 과일을 보내주시는 바람에 딸들까지 늘 풍성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 엄마 역시 가만히 계시지 않는다. 김장때마다 김치를 담아 가져다드리고, 물티슈도 엄마 돈으로 사서 아이를 돌볼 때 사용하신다. 왜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물으면 엄마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주는 거라고 미소지으며 말씀하신다. 그 따뜻한 마음이 오고 가는 덕분에, 아이와 가족 모두가 엄마를 가족처럼 여기게 된 것 같다.
나는 엄마에게 "이제는 좀 쉬셔도 되지 않냐"고 자주 말씀드린다. 70이 넘으셨으니, 이제는 요양을 받으셔야 할 나이라고. 하지만 엄마는 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을 들으셨다며, 자신이 꼭 필요하다고 하신다. 요즘은 무엇이든 후기와 평가가 중요한 시대이니. 엄마에 대한 좋은 후기가 회사에도 전달되니 회사에서도 엄마를 더 잘 챙겨주신다고 한다. 엄마는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일하신다. 단 한 번도 지각을 하신 적 없고, 교육에도 빠지신 적이 없다. 늘 긍정적인 자세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자신을 발전시키려 노력하신다.
엄마의 하루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엄마는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하다는 사실에 감사해하신다. 나는 그런 엄마가 정말 자랑스럽다. 이제는 좋은 곳으로 여행도 다니시고, 여유롭게 쉬셔도 될 나이지만, 엄마는 여전히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계신다.
나는 엄마의 삶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운다. 성실함, 책임감, 그리고 따뜻한 마음. 엄마가 보여주신 삶의 자세는 나에게도 큰 울림이 된다. 엄마가 내 엄마라서, 정말 감사하고 다시 태어나도 우리 엄마 할 거라고.
늘 곁에서 묵묵히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오신 그 소중한 시간들이 엄마에게도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엄마는 아실까. 엄마의 따뜻한 손길과 사랑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는지, 나도, 우리 가족도, 그리고 엄마를 만난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너무 가난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우리 엄마.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부터 식모살이를 시작해 아기를 업고 학교에 가야 했던 그 서러움도 다 이겨내셨으니. 학교를 오래 다니지 못하셨지만, 엄마는 늘 지혜로우셨고, 가족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셨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엄마의 그 지혜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늘 신기하고, 존경스럽다.
이제는 엄마도 자신을 더 아끼고,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 엄마가 내 엄마라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71세 요양보호사, 나의 자랑스러운 엄마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많이 사랑한다는 메세지를 전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