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 없는 길로 어제 지나간
얼굴 없는 사람들
골목에서 길을 잃는 것처럼
뒤돌아 보면 낯설어지는 곳에도
사람 냄새가 난다
그런 곳에 가면 바깥과 나는 더 뚜렷하게 구분된다
햇빛에 드러나는 구름의 윤곽처럼
제법 잘 어울린다고 착각하면서
(오버랩되는 고향의 모습)
여행의 기분은
빛을 받고 짙게 윤곽을 드러내는 구름
혹은 그 틈으로 조용히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빛내림
벅차오르는, 그런
얼굴 없는 사람들의
표정이 드러나는 시간이 오면
발걸음은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