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간판, 고추와 된장, 막걸리 병들 선배님 따라간 공설운동장 옆 허름한 가게 와 맛있겠다 싶어서 한입 먹으면 다른 국수가 생각나는 민숭민숭한 맛 간을 못 맞춰서 그런가 어디선 설탕 넣어서 먹는다던데 첫 직장의 미숙함과 낯선, 혹은 설레는 분위기 여름이면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생각나서 꼭 한 번은 콩국수를 먹는다
기억이 묻은 음식들이 있다
목욕 끝나면 찾게 되는 아버지 같은 어른들의 맛이 나는 솔의 눈 자정 넘은 새벽, 포장마차에서 음식 하던 엄마 모습과 등유 난로 냄새 묻은 곰장어 구이 제대한 형이 실컷 먹어보겠다고 한솥 끓여 섞은 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