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1' [.]구월

옛 달

by DHeath

그때마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늘을 볼 때 옆엔 누가 있었지
상념으로 채워지고, 술로 지워진
헤아릴 수 없는 시간

차고 기운 달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어
지금껏 달라진 게 하나 없는 나처럼
옛 달이라 부르는 것도 모두 하나라고
너는 믿지 않겠지

벌써 구월이야
문턱에 발이 걸려 덜컥 들어온
손님 같은
가을,
냄새가 난다
뚝 끊어내 버린 관계 여럿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유유히 지나갈
계절 앞에 서 있으면
섞이듯, 안 섞여서 어색해
소원이나 빌어볼까

계절감, 그런 기분
잡아타고 오래오래 서프
고래도 만나고, 밤과 빛도 만나
아홉 번째 달
아홉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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