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216' [■]바지락라멘
거제도 중화소바 룡소
거제도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쓰게 될 것이다. 뭍과 다리로 연결돼있지만, 섬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 바람wind과 바람wish이 있는 곳. 어쩔 수 없이 가지만, 어쩔 수 없이 좋아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날씨는 맑았지만 며칠 사이로 기온이 떨어져 쌀쌀했다. 그래도 햇빛이 바다 위에서 산란되어 반짝였고 나는 그 앞에서 무기력해졌다. '윤슬'이라는 단어를 알기 전까지 순간의 연속들인 저 반짝임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알게 되고 난 후로부터는 윤슬이란 단어 말곤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생각했다.
탐나는 잔들마침 작은 전시를 하고 있어서, 보랏빛이 도는 잔들을 탐내었고 식당 오픈 시간을 맞춰(조금 지나) '중화소바 룡소'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바지락라멘이 있었다.
온센다마고를 온 것으로 내어주는 인심과 통통한 바지락과 토리차슈 얼마간 들뜬 마음으로 기다렸고 마침내 음식이 나왔다. 고기로 육수를 낸 보통의 라멘과는 달리 바지락으로 육수를 내어 바다향이 물씬 났다. 토핑들(완전한 1개의 온센다마고!)은 풍성해서 눈과 코로 먼저 시식을 했다. 다진 마늘을 곁들여 먹으라고 함께 내어주었지만, 우선은 오리지널! 그릇 아래에 함께 온 접시에는 바지락 껍데기를 담으라시던 친절한 사장님의 디렉션도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국물을 먼저 떴다. 오! 분명 새로운 맛이었다, 감칠맛이 가득한. 면발도 가는 면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했지만 기본우선주의자로서 기본인 딱딱한 면을 먹었다. 알단테 스파게티보다는 조금 더 익은 부드럽지만 적당히 빳빳함이 느껴지는 면. 찰기가 적은 편이었으며 진득하지 않아 좋았다. 반쯤 먹어치우곤 다진 마늘을 넣었다. 악당 다음 악당이 나오는 전대물(파워레인저 등)처럼 맛 다음 또 다른 맛! 베이스가 더 단단해졌고 풍미가 채워졌다.
눈을 떠보니 라멘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음, 필요하면 공깃밥도 준다고 하셨는데(긁적). 계산을 하고 자리를 일어서는데, 후식으로 유자 양갱도 한 조각 주셨던 걸 깜빡해 후딱 입에 넣고 식당을 나섰다. 차에 타자 마자 다시 재방문하고 싶은 의사가 생겼다. '다음엔 매운 돈코츠라멘을 먹어봐야지'
커피를 주문했는데, 먹물이 나와버린 건에 대해식후땡은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가 시그니쳐 메뉴를 주문했다. '블랙마틴'은 이름처럼 검었다. 검은콩을 베이스로 한 베지밀B 같은 맛. 뭐, 바다와 햇빛이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기 때문에…(먼 산). 나의 끝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참 동안 지속했다. 아주 적당한 수요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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