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숙한 곳에서부터 시작했던 우리의 공간은 너무나 사적인 공간으로 변했지만 꿋꿋하게 여기 앉았던 우리와 반대편에 앉았던 우리를 떠올렸다
더 많은 시간이 묻은 물건들, 오지 않는 전화기와 그라인더, 그릇 같은 골동품 위에 얼마간 쌓였던 먼지가 되어보기도 했었다 기꺼이 눈앞에 보이는 정원을 우리만의 정원이라 여기면서 정원 초과 경고등이 들어온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던 기존의 승객처럼 능청스럽게 그곳에 머무르고 싶었던 어린 날을 기억하면서
한정된 비일상의 순간 짧아지는 미로와 아직 물들지 않은 은행나무, 길 잃은 여행객의 움직임, 들어본 적 있는 재즈 음악 같은 것들이 불쑥 다가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