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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Heath Nov 17. 2024

241114' [.]이주

도하


그곳의 아침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아주 떠난다고 생각하면 이곳의 모든 것들이 애틋해져

긴 여행을 준비하듯 차곡차곡 가방에 쌓이는
손에 쥐고 있던 많은 욕심들

책장에 누리지 못했던 기회를 꽂아 넣는다
걸음을 함께할 양말들을 서랍에서 꺼내 담는다
잘 먹을 수 없게 될 집밥을 힘껏 먹는다
하나둘씩 지워가다 보면 우울도 멎는다

새로운 이름을 생각하면서
한 번도 영영 떠나지 못했던 어린 나를 벗으면서
언젠가 한 번쯤 바랐던 이주를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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