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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6' [.]퇴근

사소하고 특별한

by DHeath


오르막길을 올라막길이라고 우기던 바보 한 명이 생각나
출근할 땐 내리막이어서 12분
퇴근할 땐 오르막이어서 15분
시간 거리가 길어도 신기하게 짧게 느껴지는 퇴근길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발생하는 히든 퀘스트처럼
야근을 하거나, 회식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는 한 가지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름 모를 고양이가 계단에 앉아 있다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구석 한편에 얌전히 앉아선
사람의 발길이 닿아도 미동도 없다
앉아 있다 보다 놓여 있다가 어울릴까
반가운 마음은 그것의 평화를 넘지 않는다
나는 퇴근하고 고양이는 앉아(놓여) 있다
사소하고 특별한 일상
지나치고 슬쩍 뒤돌아보면 보이는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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