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10' [.]보라

코끼리, 마늘, 꽃

by DHeath


빨강은 뜨겁고 파랑은 시려서
미지근한 물은 아무 색도 없는데
첫 배색의 기억

파잔을 견딘 코끼리
그중 하나가 조련사를 밟아 죽이던 영상을 우연히 봤다
오래, 아팠다

텃밭에 어울리지 않는 보라
아리고 알싸한 뿌리를 두고 이렇게나 다정한 꽃을 피워냈구나
마음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라! 아무것도 아닌 밤에 찾아오는 뻔뻔한 과거
보라! 악마 혹은 정신병자
보라! 어떻게든 시간을 삼키는 거울 속 얼굴
그 사이에서 피어난 이름 없는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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