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운 초록
어떤 인사를 건네야 할지 모르겠어. 그곳의 지금은 백야일까, 새벽일까. 빛을 머금은 초록들이 꾸역꾸역 자라고 있었어. 나는 계속 검어지는데, 표정도 다 잃어버리고 자꾸 길 잃은 기분이야. 꾸역꾸역이란 말, 참 싫게 생겼는데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도 참. 고역이다. 당신과 말하는 밤 말곤 잠을 미루고, 잠에 취해 살고, 잠을 이기려고 버둥거리다가 다시 밤. 그런 날들이 계속되고 있어. 깜깜하지. 언제 잠잠해질까, 이 검은 요동. 그래서 기다리는 것 말고 비워내는 것으로 하고 다시 새벽. 침전된 공기만이 방안 가득해. 그런데 여전히 모르겠어, 뭐라고 인사해야 할지. 잘 자,라고 해야 할지 잘 자라,라고 해야 할지.
추신. 징그러운 초록은 기어코 꽃을 틔워.
25년 한여름 새벽, 징그러운 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