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02' [.]얌전

반전

by DHeath


동네 골목 어귀를 지키고 있는 얌전한 강아지. 아직까지도 그 녀석의 이름은 모른다. 녀석은 고양이 한 마리와 짝패인데, 오후에는 볕 좋은 곳에서 둘이 함께 낮잠을 자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몇 번 글에 등장한 적이 있을 만큼 나의 일상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 중 하나인데,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최근엔 잘 안 보이던 차였다. 그날은 녀석이 시커먼 아스팔트 바닥에 몸을 비비고 있었다. 근처에는 친구 고양이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내게 가장 강렬한 장면으로 남아 있는 <퐁네프의 연인들>의 알렉스가 문득 떠올랐다. 반복되는 행동이 신경 쓰여 가까이 다가가 살펴봤더니, 녀석은 몸이 가려운지 바닥에 몸을 긁고 있었던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해가 자유로 바뀌는 순간! 나는 실소했다. 그래도 스스로의 가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작고 짧은 녀석이 다부져 보이기도 했다.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듯 휙 뒤돌아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그때 나는 일상 속에 귀여운 것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짧게 소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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