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30' [.]자조

자주 후회하는 것도 습관

by DHeath


퍼진 면이 싫다. 그래서 라면을 끓일 때에도 거의 생라면처럼 설익혀 먹으므로, 함께 먹는 사람들은 곧잘 당황한다. 그런데 그렇게 퍼진 면을 싫어하면서도 숙제를 차일피일 미루는 일에는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다.

9월 30일에 남긴 기록은 간짜장과 저녁에 만들어 먹은 오리 볶음밥뿐이다. 캘린더에는 전기세를 납부했다는 사실만이 남아 있다. 9월의 마지막 날이니 뭐라도 의미 있는 걸 기록하자고 다짐은 했겠지. 그러나 모든 것이 지금의 내가 하는 추측뿐 의미 있는 건 지금 어디에도 없다.

기억도 안 나는 일상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비참하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기억도 잘 못하는 주제에 게으름을 피운 내가 더 싫다. 후회도 습관이지. 과거는 퍼지다 못해 말라비틀어져서 못 먹는 것이 되었다. 못 삼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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