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6' [.]라면

당신이라면

by DHeath


우리 잠시만 시간을 가져요
익는 시간 말고 잊는 시간요
까만 밤만 되면 찾는 이유를
아무래도 모르겠어요
이런 게 사랑인가요 삶인가요
삶은 면발
퍼진 건 싫어서 그리도 마음 졸여가며
졸아드는 국물
짜면 물을 부으면 되는데요
싱거우면 뭘 더 넣어야 할까요
진득한 마음은 완숙이 돼버렸고
철없던 푸르름들은 김 죽어버렸는데
그래서 잠시만 시간을 갖자는 말이에요
내가 가진 게 너무 많아서 그래요
내가 감당하지 못할 무게
습관처럼 당신을, 당신을 갈망하는
가을이 지나면 겨우내 몸을 더 불릴 것 같아요
뒹굴뒹굴하다 보면 둥근 당신의 단면처럼 되겠죠


맞아요, 당신은 다디단
아니야
안녕히 가세요
잠시만 잠시만 잊혀 주세요
더 익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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