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낯설어지던 순간

by 너루

어느 날부터 내 마음이 이상했다.

분명 내 감정인데도 내가 아닌 것 같았고, 스스로를 알 수 없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이 쏟아졌고, 그 눈물의 근원을 찾을 수 없었다.


한없이 가라앉는 감정을 보며 사람이 이렇게까지 힘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살면서 처음 마주한 낯선 감정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순간적으로 찾아오는 들뜸,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은 나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무언가를 벌려 놓고 끝내지 못하는 일이 늘어갔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은 점점 죽음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졌다. 난생처음 죽음을 그린 나 자신이 낯설고 두려웠다. 죽음이라니. 나는 그게 누구에게나 스치는 생각인 줄만 알았다.


나는 늘, 나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걱정 어린 눈빛과 말속에서야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조금씩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기분이나 성격이 아니라 병이라는 것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받아들인 순간, 나는 비로소 출발선에 섰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나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이름 붙은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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