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18

by HaJae

저 문을 나가면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여유로운 길거리가 나올 거야.

바닥은 돌바닥들로 사이좋게 나열되어 있고

여기저기에선 군것질거리를 파는 상인들의 주름마저

기분 좋은 여유를 너에게 줄 거야.


거리에서 대화하는 소리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있을 거야.

그래서 하모니를 만드는 거처럼 착각을 할지도 몰라.


마치 기분 좋고 따듯한 나머지 지금의 나 자신이

어색할 정도로 현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거야.


과일을 파는 사람들도, 옷을 파는 사람들도,

오늘 저녁거리를 고민하는 사람들까지

모든 것이 누가 시켜서 행동하는 게 아닌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지니까.


그게 아름다운 거야, 그래서 그리운 거야.

억지로 하지 않으니까, 어색하지 않으니까.


지금의 여운을 너무 매정하게 버리지 마.

과거도 미래도 현재가 없다면

추억을 회상할 수도 없어

경험이라는 것도 마찬가지겠지.


잊지 마. 최대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정말 많이 담았으면 좋겠어.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좋겠어.


눈으로, 행동으로, 마음으로.

힘들면 다시 돌아갈 수 있게

그렇게 그리워하던 그곳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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