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러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어.
답장이 많이 늦었어. 미안해. 요즘 나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말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곧이라는 느낌이 따라와.
늘 내 말에 답해주는 건 히카루였는데,
생각해 보면 나는 히카루의 답에 제대로 대답한 적이 없던 것 같아.
처음 편지를 쓰자고 제안한 것도 히카루였지.
그날을 기억해. 우리가 왜 이 편지를 시작했고,
히카루가 왜 그런 권유를 했는지도.
나는 아직도 그대로야. 미안해. 달라지지 않았어.
여전히, 죽고 싶은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히카루가 이런 직설을 싫어한다는 거 알아. 표정에 다 드러났었지.
그래도 이상하게, 나는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아.
전에 히카루가 말했지.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때 내가 나를 하루살이에 비유했었나? 아마 그랬던 것 같아.
있잖아, 히카루. 나는 나를 위해 울어줄 한 사람만 있으면 돼.
그리고 그게 히카루라서 다행이야.
예전엔 더 많은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줬으면, 나를 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서툰 가면들을 몇 개나 만들고 또 다른 나를 만들었지.
이젠 좀 못나고 냄새가 나더라도, 그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히카루가 있었으니까 그게 나를 버티게 했어.
고마워, 히카루.
아마 나는 곧, 히카루가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너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