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열어보는 너에게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갈게. 늦지 않게 도착했으면 좋겠다.

by HaJae

지금 어디야.

너의 편지의 떨림이 내 손끝에 박혀, 나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어.

조금만, 아니 아주 잠깐만 더 기다려.
나는 지금 급하게 여행을 마치고 너에게 가는 중이야.
내 발걸음이 너의 심장 박동과 맞아떨어질 때까지

나는 멈추지 않을 거야. 내가 갈게.


길이 막히면 뛰어넘고, 밤이 번지면 그 속을 건너서

별이 가려지면 너의 글씨를 손끝으로 더듬어서라도 따라갈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늦지 않게, 우리 약속했지.


내가 첫차가 차고를 나서기 전에,
새벽의 첫 숨이 유리창에 서리기 전에,
너의 방 안 어둠이 굳어버리기 전에,
나는 너의 문턱을 잡고, 네 이름을 또다시 부를 거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이미 너에게 도착해 있는 거야 잊지 마.


숨이 다해도, 발이 부서져도, 나는 이미 너와 같이 있어.
걱정 말고 문을 닫지 마.
괜찮아 아주 조금, 손끝만 들어갈 만큼만 남겨둬.

그 틈으로 내가 너에게 스며들어 가면 돼.

창턱에 걸린 마지막 빛을 붙들고, 너의 이름을 불러 길을 확인하며.
길이 막히면 별을 따라가고, 별이 가려지면 너의 글씨를 따라갈게.

늦지 않게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나를 기다리는 동안, 기억나 내가 말해준 방법?
네가 종이를 펼치면 나는 바람이 되고,
네가 눈을 감으면 나는 네 속눈썹 그림자가 되고,
네가 숨을 들이쉬면 나는 들어오는 것들이 될게.


한 번, 두 번, 세 번

한 번, 두 번, 세 번


우리가 셋까지 셀 때마다 거리는 한 칸씩 줄어들 거야.

너무 걱정 안 해도 돼.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갈게. 늦지 않게 도착했으면 좋겠다.


히카루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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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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