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연습

by 고지애

문구점에서 사 온 것들을 책상 위에 늘어놓았다.

괜히 한 번씩 꺼내 보소, 다시 넣고, 또 꺼내 본다.

펜은 여전히 손에 잘 안 맞는다.

펜은 눌러 써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이라 잉크가

미끄러지듯 나오는 감촉이 조금 낯설다.

그래도 바꾸진 않았다. 이쯤에서 또 다른 걸 찾기 시작하면, 그건 공부가 아니라 도망이 될 것 같아서.


플래너는 여전히 반 이상 비어 있다. 처음엔 그 공백이 너무 크게 느껴져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숨이 막혔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 날 때 꾸준히 적자 생각하니 부담이 덜하다. 한국사 3개 인강 듣기,행정법 소멸시효 판례까지.. 나눠서 범위를 정하고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여전히, 나는 책상에 앉아서 몰입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도 아주 작은 변화가 생기기는 했다. 오럇동안 집중하지 못해도 조금씩 시간을 쪼개서 공부를 하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자기 전, 오늘은 헛되이 시간을 보냈다믄 느낌은 안 든다.


오늘도 오래는 못 했다. 책을 펴 놓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몇 줄 읽고, 딴 생각 하다가 다시 공부하고 또 유튭

를 버릇처럼 켜 놓았다.

공시생이 된다는 건, 어쩌면 매일 스스로를 설득하는 일이 아닐까. 오늘도 괜찮다고, 지금의 속도도 틀리지 않다고,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여기 존재하고 있다고.


그래서 오늘도 알가의 마지막엔 같은 말을 남긴다.

잘하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오늘도 여기까지 왔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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