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기적이 완성되는 순간

브런치에서 피어난 설렘의 온도

by 다락방지기


나는 삶이 멈춘 듯한 시간을 지나오며 브런치를 만났다. 다친 뒤, 나 자신을 향한 위로가 필요했고 동시에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전하고 싶었다. 글을 쓰는 일은 내 마음을 다잡아 주었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을 다시 열어 주었다.


특히 브런치에서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라는 메일을 받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아무도 모르게 시작한 작은 기록이었는데, 이제는 ‘작가’라는 두 글자로 불리며 세상에 내 이야기를 전해도 된다는 인정을 받은 듯했다. 그날은 한참 동안 화면을 붙잡은 채 심장이 두근거려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치 새로운 삶이 허락된 것처럼 벅찬 순간이었다.


내 곁에도 브런치처럼 한결같이 함께해 주는 사람이 있다.

남편은 출근길마다 “사랑해요, 오늘도 조심히 잘 지내요”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무뚝뚝한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누구보다 내 안부를 세심히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의 짧은 인사는 하루를 지탱하는 알람 같았다.


밤이 되면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내가 졸리다 말할 때까지 이어지는 긴 대화는 어쩌면 수다쟁이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수다는 세상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선물이었고, 나를 지켜주는 자장가였다.


그 속에서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을 확인한다.


딸은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빈자리를 함께 채워 온 존재다.

사고로 엄마의 곁을 오래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단단히 자라 주었다.


대학교에 다니는 지금도 여전히 내 소울메이트로서 내 곁에서 빛나 준다.

딸이 웃으며 “엄마, 나 잘하고 있지?”라고 물었던 순간,

아이의 내면이 얼마나 강인하게 자랐는지 알 수 있었다.


미안함보다 고마움이 더 커졌다.

아이를 응원하며, 나는 다시 세상과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긴 시간 눌러 두었던 기억을 꺼낼 용기를 얻었다.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던 아픔을 글로 적으면서, 내 곁에서 함께 견뎌 온 사람들의 마음도 새롭게 보였다. 아픈 건 나였지만, 옆을 지킨 이들도 같은 삶을 함께 버텨 왔다.

예전에는 나를 ‘짐’이라 여길까 두려웠지만, 지금은 아내로, 엄마로, 딸로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고요한 호숫가에 작은 파동이 번져 가듯, 글쓰기는 내 감정을 조심스레 다루는 시간이 되었다. 억눌렀던 마음을 쓰레기처럼 버리지 않고, 한 문장 한 문장 꺼내며 나조차 몰랐던 나를 만나게 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삶이 여전히 귀하다는 사실을 배운다.


그래서 이제는 내 시간을 절망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글은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내 마음이 담긴 단어 하나가 누군가에게 닿아 “당신 곁에도 여전히 따뜻한 빛이 있다”는 사실을 전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나는 아픔을 웃음으로 감추며 걸어온 사람이다. 그 웃음이 진짜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언젠가는 진짜 웃을 수 있는 날이 온다고 말해 주고 싶은 작가이고 싶다. 내 글이 스스로 걸어가 독자의 마음에 닿아, 우연히 마주한 한 편의 글이 누군가의 하루를 살짝 흔들어 주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 그 울림 속에서 기다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작가로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도 글을 통해 작은 동행이 되고 싶다. 누군가 혼자라고 느끼는 순간에도 곁을 지켜 주는 사랑이 있다는 걸 전하는 작가. 그것이 브런치를 통해 내가 이루고 싶은 가장 소중한 꿈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를 지켜 준 남편과 딸, 그리고 엄마에게 이 글을 꼭 보여 주고 싶다.

“당신들이 있었기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라고 말하면서.


내게는 잔잔하지만 찬란한 이 시간을,

브런치와 함께 오래오래 써 내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