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는 자

The One Who Lets Go

by 김태규

놓는 자

The One Who Lets Go


ㅡ 김태규


붙잡은 쪽이

언제나 강한 것은 아니었다


힘을 덜어낸 손이

오히려 오래 남는다


쥐고 있을 때

형태는 분명했으나

무게는 나를 넘었다


놓는 순간

사라진 줄 알았던 것들이

자리를 바꿔

나를 둘러싼다


떠난 것이 아니라

돌려준 것에 가깝다


욕심이 물러난 뒤

비로소

내 몫의 크기가 보인다


그래서

놓는 자는

패배하지 않는다


다만

다음으로

걸어갈 수 있을 뿐이다



[작가의 말]


무언가를 끝까지 붙드는 태도만이 성실함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려놓는 선택 또한 책임일 수 있음을, 조용히 인정해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