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옆구리 시린 날

The Day I Want to Be the Warmth

by 김태규

진짜 옆구리 시린 날

The Day I Want to Be the Warmth


ㅡ 김태규


진짜 옆구리 시린 날엔

누가 부르지 않아도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대의 방 안에

바람이 길을 잃고 서성일 때

나는 아무 말 없이

불을 켜는 손이 되고 싶다


말보다 숨이 먼저 닿고

위로보다 체온이 먼저 전해지는

그 조용한 순간의 사람이고 싶다


세상이 식어갈수록

나는 끓지 않는 따뜻함으로 남겠다

팔 한쪽의 온기로

그대의 옆구리 스민 겨울을 걷으며


빈 의자 하나뿐인 밤

그 옆에 앉아

침묵을 담요처럼 펼쳐

오늘의 떨림을 덮는다


창문 유리가 하얗게 숨을 내쉴 때

그 얇은 김 속에

내 이름이 살짝 젖어 남아

그대의 밤을 건너게 한다


진짜 옆구리 시린 날

문이 열리면

나는 망설임 없이 들어와

그대의 왼쪽이 되겠다



[작가의 말]


이 시는 사랑의 속도와 방향을 기록한 시입니다.

달려간다는 건 이유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누군가의 겨울을 함께 걷는 일,

그 다정한 본능이야말로

세상이 식어도 식지 않는 사랑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