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지 않기로

Learning to Walk Without Leaning

by 김태규

기대하지 않기로

Learning to Walk Without Leaning


ㅡ 김태규


시선이 다른 너에게

기대를 접어 둔다


아니

손에 남아 있던

미련을 풀어 둔다


보폭이 다른 우리는

같은 쪽을 보지 않아도

나란히 지나갈 수 있다는 걸

천천히 배웠다


너를 향해 기울던 마음을

제자리로 세우면

사이는 벌어지지 않고

중심만 생긴다


실망이

발뒤꿈치를 붙들지 않게

원망이

바닥에 번지지 않게


나는

내 걸음의 무게를

내 쪽에서 고르며

오늘을 건넌다


기대를 덜어낸 자리에서

길은

더 이상 휘지 않는다



[작가의 말]


이 시는 관계에서 기대를 거두는 선택이 단념이 아니라 균형에 가까울 수 있음을 돌아보며 썼습니다. 서로의 속도를 바꾸지 않기로 할 때 비로소 나란함이 오래 유지된다는 감각을 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