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과 칼

The Scale and the Knife

by 김태규

저울과 칼

The Scale and the Knife


ㅡ 김태규


한 손에 칼

미루고 있으면

조용한 사람이 먼저 다친다


다른 손에 저울

말은 늘어나고

무게는 쌓인다


저울은 자주 흔들린다

사람 하나 올라서면

사정이 사실 위에 얹힌다


그럼

하나만 들면 되지


그러는 순간

판단은 폼 잡다 만다


칼은 불편하다

그래서 눈을 가린다

고개가

편한 쪽으로 돌아갈까 봐


가려도

흔들림은 남는다


끝에 남는 질문 하나

누가 옳았나


아무도

이겼다고 하지 않을 때

하루는

겨우 넘어간다


그래서 내려놓는다

칼도

저울도 아니다


끝까지

쥐고 있던

그 손이다



[작가의 말]


제가 조금 달라졌다는 걸

요즘에서야 느낍니다.


쉽게 가르려는 마음보다

버티다 내려놓는 태도가

하루를 덜 상하게 만든다는 쪽으로

생각이 옮겨 갔습니다.


도구가 아니라

그것을 쥔 손의 자세를 보게 되었고

그 지점에

지금의 제 생각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