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브레이크

Tie Break

by 김태규

타이 브레이크

Tie Break


ㅡ 김태규


여섯 번쯤

서로 더 묻지 않은 채

각자 집으로 돌아간 밤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시간만

계속 비기고 있었다


한 번은 내가

두 번은 너

연락의 차례가

갑자기 또렷해진다


웃음은 남겨 두고

대답은 아껴 두며

괜히

담담한 얼굴을

연습한다


관중이 사라진 정적

발끝만 바쁘다

마음은 이유 없이 늘고

눈빛은 사뭇 진지해진다


이제

일곱을 향해 가거나

여섯에서 멈춰 선다


사귄다는 건

조금 더 버텨 보겠다는 쪽이고

헤어진다는 건

여기까지도

충분했다는 쪽이다


결국

손을 잡아도

놓아도

오늘은 끝난다


다만

비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작가의 말]


타이 브레이크는

테니스 경기의 길게 이어진 동점 끝에서

짧은 결정을 요구하는 순간입니다.


오래 썸을 타던 관계에도

비슷한 시간이 온다고 느꼈습니다.

더 가거나

여기서 멈추거나

둘 다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 장면을

사랑의 타이 브레이크로

불러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