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Out, Winter Face
우라까이
Inside Out, Winter Face
ㅡ 김태규
겨울에 맡긴 얼굴
뒤집든 벗기든 그 일본말이
이렇게 따끔할 줄은
눈을 가려도
번쩍임은 안쪽에서 튄다
빛은 살을 고르고
살은 오래 묵은 시간을 내준다
지글
접시도 없는 자리에서
어제의 햇볕이 타들어 간다
잡티라 불리던 것들
사실은
바깥에서 버틴 기록
게으름과 활개와
선크림 없는 계절들
이틀은 물을 피하고
두 주는 세상을 조심하라 한다
거울 앞에서는
면도도 보류다
수염은 늘고
표정은 줄어
나는 오늘
외출 허가 없는 얼굴
세 번 겪었고
효과는 늘 반신반의
그래도 다시 눕는다
얼굴을 맡긴다
지워지는 게 아니라
드러나는 쪽에 가깝다
속살은 솔직하고
빛은 무례하다
우라까이
뒤집든 벗기든
젊어지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얼굴을
잠시 공개하는 일
나는
이 흉한 며칠을
겨울의 진실로 둔다
[작가의 말]
거울 앞에서
조금 낯선 얼굴을 만났습니다.
숨기려던 흔적들이
잠시 앞에 나왔을 뿐인데
괜히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얼굴로 살아온 날들을
가볍게 한 번 끄덕여 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