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남자

A Solitary Man

by 김태규

외로운 남자

A Solitary Man


ㅡ 김태규


그는

연락이 오기 전에

하루를 먼저 접는다


기다림이 쌓이면

하루가 자기 몫을 잃는다는 걸

몇 번의 저녁으로 배웠다


사랑이 시작될 때마다

자신이 어디까지 허물어졌는지

끝나서야 계산하는 사람이었다


웃고 있던 얼굴은

늘 남겨두고

돌아오는 길에서

몸의 무게만 회수했다


그는 떠나라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떨어져 있는 동안

그는

자신의 부피를 다시 확인했고


그 부피는

누군가를 부르기엔

아직 단단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약속을 늘리지 않고

이유를 남기지 않으며


혼자인 상태를

탈락이 아니라

유지로 남겨 두었다


외로움이

견뎌야 할 형편이 아니라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 되는 지점을

이미 지나온 사람처럼


오늘도 그는

별일 없다는 얼굴로

하루를 정리한다



[작가의 말]


정말 까맣게 잊혀진

Neil Diamond의 'Solitary Man'을

조용히 들려준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시는

사랑을 피한 인물이 아니라

자신을 소모하지 않는 쪽으로

삶의 형식을 고쳐 쓴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외로움이 감정이 아니라

생활의 태도가 되는 순간을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