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명 앞에서

After One Thousand Subscribers

by 김태규

천 명 앞에서

After One Thousand Subscribers


ㅡ 김태규


아침에

숫자가 먼저 켜져 있었다


누가 보고 있다는 생각보다

누가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쪽이

하루를 붙든다


더 힘주어 쓰려다

손끝을 멈춘다

이쯤이면

과장보다 자세가 먼저다


늘리려는 바람 대신

흐트러진 자판을 다시 맞춘다

의자를 조금 끌어당긴다

어제 앉았던 자리와

너무 멀어지지 않게


기다림이 생긴 날은

속도를 따르지 않는다

손이 멈춘 채로

한 줄을 남겨 둔다


천은

박수도 도착도 아니다

계속 앉아 있어도 된다는

조용한 응시


의자를 당겨

숫자 앞이 아니라

하루 앞에

가다듬고 앉는다


[작가의 말]


구독자 천 명은 숫자가 아니라 태도를 바꾸는 순간이었습니다.

잘 보이려는 마음보다

매일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감사함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 시는 그 마음가짐을 적어 두기 위해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