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머문

Stayed with Dawn

by 김태규

새벽에 머문

Stayed with Dawn


ㅡ 김태규


일찍 잠들었다가

문득 깬 새벽


창밖에

소리 없이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밤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눈은

천천히

자리를 채웠다


깨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순간을

놓치지 않게 된 듯해

나는

불을 켜지 않고

창을 오래 바라본다


눈은

도착한 것이 아니라

머무는 방식으로

밤을 바꾸고


그리움은

부르지 않아도

이미

여기까지 와 있다


아직

아무 일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이미

무엇인가

지나가고 난 듯한

이 새벽


나는

다시 잠들지 않고

이 시간이

하얗게 지나가도록

그대로 둔다



[작가의 말]


새벽은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잠에서 깨어

잠시 머물렀을 뿐인데

마음이 먼저 내려앉았습니다.

눈이 아니라

그 시간을 받아들이던 순간이

조용히 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