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안의 남자

The Man Inside the Window

by 김태규

창 안의 남자

The Man Inside the Window


ㅡ 김태규


나는

창을 닫아 둔다


밖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굳이

열 필요가 없어서다


나가면

해야 할 표정들이 있고

그 표정들에는

대개

대답이 따라온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지나친다

그 일은

이미 잘 굴러가고 있다


나는

을 비우지 않은 채

오늘을

여기에 둔다


유리는

안과 밖을 나누지만

아무 쪽에도

의견을 보태지 않는다


창은

선택을 미루는 데

충분한 장치다


그래서 나는

계속

안쪽에 있다


끝난 건 아니고

시작이라 부르기엔

아직

지울 이름이 남아 있어서



[작가의 말]


이 시에서 안쪽은 머무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을 유예한 상태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은

종종 움직이지 않는 쪽에

더 오래 남아 있음을

안쪽에서 조심스럽게 바라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