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유발하는 대화들

Small Talks That Wear You Down

by 김태규

분노를 유발하는 대화들

Small Talks That Wear You Down


ㅡ 김태규


그 문구는

굳이

그렇게 놓이지 않아도 됐는데


다들 그리 한다는 변명

지금은 곤란하다는 응답

그건 오해라는 정리

너무 민감하다는 표정


설명은 차곡차곡 쌓였지만

앉을 칸은 비어 있었다


오간 건 늘

상황을 정돈하는 방향이었고

그는

정돈되는 쪽에 가까워졌다


끝까지 지나가고 나면

무슨 취지였는지는 알겠는데

왜 하루가 구겨졌는지는

아무도 짚지 않았다


묻는 형식은 있었지만

기다림은 없었고

대화는

정해진 결론 쪽으로 급했다


위로처럼 들리던 표현은

마음에 닿기 전에

이미

판정처럼 놓여 있었다


분노는

그 순간이 아니라

한 박자 뒤에 왔다


오간 흔적들 사이에서

그는

어디에 머물러야 할지

잠시

서성였다



[작가의 말]


때로는

화를 내지 않았던 불씨가

뒤늦게 되살아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대화는 끝났는데

마음이 어긋난 이유는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연기 나던 자리에

남겨 둔 메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