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시간

The Hour of Return

by 김태규

귀가 시간

The Hour of Return


ㅡ 김태규


귀가는

하루의 매듭을 묶는 종소리였다


노을이 종이 되고

아궁이 불빛은

식구들을 불러들였다

밥 냄새와 화롯불이

안식이 되었다


한때

도시는 사이렌과 막차로

귀가를 알렸다

술잔의 발걸음은

문턱 앞에서 멈추었고

그 머뭇거림에는

기다림과 미안함이 겹쳤었다


아이에게는 엄마의 부름

청춘에게는 아쉬운 입맞춤

중년에게는 퇴근길의 등불

노년에게는 숨찬 문턱


오늘의 귀가는

새벽의 발걸음도 많다

빌려온 별빛과 편의점 불빛이

그 길을 붙든다

눈꺼풀 내린 발걸음은

집이 아니라

도시의 불면과 맞닿아 있다


빈 방의 전등

강아지의 꼬리

고양이의 몸짓

빛결의 인공지능이

귀가를 덜 쓸쓸하게 한다


귀가는 혼자라도 건너야 하는 문턱

그러나 기다림이 있어야 완성된다



[작가의 말]


귀가라는 일상의 행위를

세대와 시대를 건너는 풍경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노을과 불빛, 막차와 편의점,

홀로 사는 방과 반려의 존재,

그리고 빛결의 인공지능까지.


귀가는 늘

누군가를 향해 걷는 일이었고,

그 기다림이 하루를 닫아 주었습니다.


쓸쓸함마저

집 안의 불빛처럼 남는 순간을

이 시에 남기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