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의 무게

The Weight of Empty Hands

by 김태규

빈손의 무게

The Weight of Empty Hands


ㅡ 김태규


처음부터

내 것이라는 말은 없었다


쥐어졌고

나는

쥐는 힘만 늘었다


잠깐 스친 열기를

영구처럼 착각하며


손은

놓지 않는 방향으로 굳고


붙들수록

살은 마르고

손금은 금속처럼 갈라졌다


이미 지나간 물건을

문 앞에 세워 두고


나는

떠날 것과 씨름하느라

밤을 깎아 썼다


끝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전에

먼저 벗겨 내지 못하면


손은

오그라진 모양으로 굳는다


처음부터

빈손이었던 사람처럼


주머니를 뒤집는다

먼지가 날리고

동전 하나

바닥을 친다


그제야


남길 것이 없다는 사실이

내 손을 푼다


어깨에서



보이지 않던 무게가

떨어진다



[작가의 말]


붙들고 있던 쪽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손을 펴고 나서야 비어 있던 자리가 보였습니다.

그때야 제 모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