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Threshold

by 김태규

문턱

Threshold


ㅡ 김태규


너는

안쪽에서

나 없는 날로도

빈틈이 없었다


나는

넘어가지 않는 달력을 붙들고

손금만 닳았다


숫자는 끝내

나를 네편으로 적지 않았다


아닌 칸 위에

아무리 덧써도

마르면 잉크가 들떴다


문틀에 기대

계절을 붙드는 쪽으로

나만 닳아 갔다


오늘

박힌 철심을 뽑자


벽은 그대로

창은 그대로


바닥에 길게 눕던 그림자만

툭, 떨어졌다


지금

빈 칸 하나를

도려낸다


돌아온

내 하루 문 앞에

문패 하나 못질해 두고

초인종은 배선째 뽑아 둔다


문턱에 묵은 날짜

쓸린 자국만 남는다


문은 열어 둔다



[작가의 말]


닫힌 것은 그대의 문이 아니라

그 앞에 굳어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박힌 철심을 뽑고

그 자리를 비워 두었습니다.


묵은 것은 제자리에 놓아 둔 채

새날은

이미 문턱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