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전부터 속이 울렁거린다

인간관계가 독이 된 회사 생활

by 제드 Jed

아침 6시 40분.


알람 소리에 눈은 떴지만,

몸은 침대에 붙어 있다.

팔은 무겁고, 다리는 천근만근이다.
눈앞에 펼쳐질 하루를 떠올리자 속부터 울렁인다.


출근 준비를 하며 마주한 거울 속 얼굴은
눈 밑이 퀭하고, 입꼬리는 축 처져 있다.

씻고 옷을 입었지만,
현관 문고리를 잡은 손이 자꾸만 멈칫거린다.


오늘도
그 사람들과 마주쳐야 한다는 생각이
하루를 시작도 전에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회의에서 한 문장도 끝내지 못하게

매번 말을 끊는 선배,
며칠 밤을 새워 만든 아이디어를

자기 성과로 발표하는 팀장,
업무를 도와줘도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자기 의견만 주장하는 후배.


아무리 예의 바르게 말해도,

결국 ‘까다롭다’는 평가만 돌아오는 현실.
회의가 끝난 후엔 입보다 가슴이 더 아프다.


웃어야 한다.
표정을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루를 무사히 버텼다는 안도감은

퇴근길에야 찾아온다.
하지만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다.


결국 나는 병이 났다.
버티고 버티다 찾아간 회사 근처 정신과.

“회사에서 사람들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의사는 놀라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미 같은 이유로 찾아온 사람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수면제 처방과 함께
“너무 오래 참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의사는 모른다.
버티는 게 문제가 아니라,
버티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는 걸.


월세는 매달 빠져나가고,
아이 학원비는 밀릴 수 없다.
나조차도 나를 유지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나는 퇴사할 수 없다.


비열한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찢겨도,
회식 자리에서 내 잔만 채워지지 않아

민망한 순간을 견뎌도,
회의 시간 내내 투명인간이 된 것 같아도,
나는 다음 날 또 그 회사로 출근해야 한다.


잠깐만이라도 도망치고 싶다.
사람에게서, 회의에서, 끝도 없는 야근과
그 누구도 묻지 않는 내 마음으로부터.


하지만 그런 상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하철이 역에 멈추고 문이 열리자 쏟아져

들어오는 사람들.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는 낯선 사람, 그리고
차가운 사원증이 다시 나를 현실로 끌어당긴다.


싫다고, 아프다고, 이제는 정말 못 하겠다고
수없이 되뇌었지만…

결국 나는 또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지옥 같은 회사지만,
나는 여기에 갇혀 있다.


마무리하며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는

단순한 ‘성격 차이’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매일을 위협하는 정서적 고통이다.


회사가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다.

그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날들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하러 간다.

살아남기 위해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언젠가 여기서 벗어날 날을 꿈꾸기 위해서.


오늘도 출근길,
지하철 문이 열리자 다시 한번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 감정의 이름은 ‘생존’이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