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인트 예비창업육성팀 인턴기 1편- 정규직 3년, 투자사 인턴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블루포인트 예비창업육성팀의 Research Assistant 인턴 한수현입니다.
저는 학부를 졸업한 이후 2년 9개월간 초기 스타트업에 사업개발 직무로 재직했었고, 산업군 전환을 위해 퇴사 후 블루포인트에 인턴으로 입사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요. 회사 내에서 다른 인턴들이 대부분 휴학생이거나 갓 졸업한 대학생/대학원생이셨기 때문에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퇴사하고 백수로 지내고 있던 차에 우연히 블루포인트 예비창업육성팀의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 저에게 너무 잘 맞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당시 완전히 꽂혀버려서 바로 지원하기 버튼을 눌렀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속해 있는 예비창업육성팀은 회사 내에서 ‘마젤란’ 팀이라는 별칭이 있습니다. 저희 팀은 ‘동창’이라는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팀으로, pre-seed 단계의 극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1년간 밀착 지원해 스타트업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첫째, 스타트업 투자의 프로세스를 배우고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나름의 창업 동아리도 했었고, 스타트업에 다녀보기도 했지만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스타트업 ‘직원’으로서 아는 정도에 불과했던 것 같아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누구에 의해 어떻게 정해지는 건지, 어떤 지표와 기준을 가지고 회사를 판단하는지, 심사역들은 어떤 프로세스로 투자를 결정하는지.. 이런 것들이 늘 궁금하기는 했지만, 너무나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영역이었어요. 블루포인트에서의 포지션은 더 알고 싶고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경험해 볼 좋은 기회라고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 투자자의 관점에서 다양한 산업군을 간접 경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특히 거시적인 관점에서 전반적인 트렌드나 어느 분야가 유망한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직접 경험해 보기 전에는 다 알 수는 없겠지만 향후 제가 어떤 산업으로 가는 것이 좋을지, 저에게 뭐가 더 잘 맞을지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는 나름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극초기 창업 팀들을 지원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에 다녀본 제가 나름대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많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매출 0원, 직원 수 7명인 회사에 입사해 매출 약 30억, 사무실 직원 수 40명 가까이 되기까지 여정을 함께해 왔으니, 그 과정에서 열심히 구르고 깨지며 배운 것들이 도움 되지 않을까? 대단한 경력은 아니더라도, 회사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일들을 가리지 않고 해 왔기 때문에 저에게 어떤 일이 주어져도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사실 정규직이었다가 다시 인턴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위의 우려가 조금 있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전혀 두려움이나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왕 인턴을 하게 된 거 최대한 많이 배우고 성장하겠다는 야망(?)과, 직급상 인턴이지만 그래도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나름 체면이 있으니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블루포인트에서의 하루하루는 정말 재미있고 짜릿한 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때로는 치열하고 가슴 벅찬 순간도 있었고, 사람들에게 감동받고 마음 따뜻해지는 순간들도 많았던 것 같네요. 그렇다면 지난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맡았던 동창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동창 프로그램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기수제로 공모 방식을 통해 모집하고 있습니다. 합격하게 되면 1억 원의 투자 유치와 데모데이 참여 등 여러 혜택을 포함해 팀을 담당하는 전담 심사역이 배정되어 1년간의 밀착 지원을 받게 됩니다.
1년간의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사업의 방향을 함께 잡아 나가고, 실행에 필요한 리소스들을 제공하며, 결과적으로는 후속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 스타트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프로덕트와 비즈니스의 기반을 잡는 것만으로도 너무 바쁘고 리소스도 부족한 극초기 스타트업에게, 마젤란팀은 ‘N번째 팀원’의 역할을 해요.
에이, 말만 그렇게 하는 거 아냐?’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인턴으로서 고작 몇 달 함께 했을 뿐이지만, 마젤란팀 심사역님들을 보며 항상 느꼈던 것은 정말로 스타트업의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임하신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렇게 진정성 있는 분들로 모여있는 팀이 또 있을까?
실제로 팀들을 위해 시간도 많이 쓰시고, 최대한 소통을 많이 그리고 깊게 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한 달에 1-2회 정도 만나지만 자주 만나기를 원하는 팀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기도 하고, IR이나 팁스 등의 주요한 이슈가 있을 때에는 내내 붙어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서로 간에 끈끈하게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동창 팀 분들도 저희에게 회사에 어떤 이슈가 있을 때마다 연락을 주시고, 때로는 심각하거나 어려운 사안들과 개인적인 고민들까지 가감 없이 함께 나누시곤 합니다. 해당 연도 기수 활동이 끝나고 Alumni가 되었다고 해서 길게는 1-2달에 한번, 짧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줌 콜이나 통화를 하는 팀도 있을 정도로, 정말 확실하게 케어를 잘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이야 아직 동창 4기니까 팀이 많지는 않지만, 나중에 동창 10기, 20기까지 되면 어떻게 하시려나..? 혹시 다 같이 쓰러지시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될 정도로 정말 한 팀 한 팀 애정을 가지고 대하십니다.
아무래도 팀에 애정이 깊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져서 조금 끊어가야 할거 같네요.
뒷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다음 편을 기다려주세요! 금방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