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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포인트 Aug 18. 2023

어떤 아이디어가 사내벤처에 적합할까?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를 없애고 액정 전면을 카메라로 만들겠다는 ‘C랩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없애겠다고? 그게 진짜 가능한 일인가?"

사업부에서 ‘헉~’ 할만한 아이디어였습니다.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수 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임직원의 의지와 열정에 공감했었기에 반대 의견들을 설득했고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쉽게도 제품에 적용되지는 못했지만 워킹하는 프로토 타입까지 만들었고 시연했을 때 반응도 꽤나 좋았습니다. 작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죠.


대기업에서 기획 검토, 선행 개발된 아이템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존 사업부에서 신사업으로 추진하기에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거나 기술을 상품화 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습니다.)


이럴 때 사내벤처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무거운 프로세스를 벗어나,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면서 빠르게 개발과 고객 검증 등을 시도해 보는 것이죠.


물론 사내벤처의 목표와 방향이 창의적인 조직문화 측면인지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는 것이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방식은 스타트업이 Product Market Fit 을 찾아가는 과정과 일부 유사합니다. 




삼성전자 C-Lab에서는 어떻게 하는데요?



사내벤처 제도를 새로 마련하거나 운영하려는 담당자들에게 삼성전자의 사례는 뛰어난 참고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경영진이나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득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물론 2012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C-Lab은 좋은 제도이자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임직원이 많아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데이터가 있고, 삼성전자의 강력한 시스템이 기반이 돼 제도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을 겁니다.

'하드씽'이란 책에서는 평시 상황과 전시 상황에서의 전략을 구분하여 언급했습니다. 평시 상황에서는 문화를 만들고 정비하는 전략이 유효하지만 전시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내용입니다. 

C-Lab은 평시 상황에서 시작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입니다.
초기에는 임직원들의 창의문화를 장려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점차 기존 사업부로 이관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스핀오프를 통해 독립적인 스타트업으로 분사하여 창업하는 방향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사내벤처를 고민하는 기업들의 상황을 들어보면 대부분은 평시 상황보다는 전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주된 고민인 것 같습니다. 기업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규 사업에 대한 고민이 더 큰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외부의 케이스를 따라하기보다는 기업의 사업 전략과 조직 문화에 맞는 방식을 찾고 만들어가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CIC로 추진하거나, 기업형 컴퍼니빌딩 형태의 협업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케이스를 가지고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Written by 이인성
블루포인트 수석심사역. 삼성전자 사내벤처 C랩 파트너 출신의 유일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이다.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협력과 스핀오프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현재는 블루포인트 창업혁신팀에 합류하여 컴퍼니빌딩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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