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에 나는 냄새가 있다.
흙냄새와 나무냄새,
콘크리트 바닥의 땅 냄새와 공중에 떠다니는 공기의 냄새,
풀냄새와 비의 비린내가 섞여있다.
이 냄새가 좋다.
비가 와서 옷이 젖고 꿉꿉해지는 건 싫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엄마가 학원에 빠져도 된다고 허락해 준 날 같다.
‘비 오니까’라는 말로
모든 변명이 될 수 있는 날 같잖아.
비가 오는 날에는 집 근처 탄천에도 사람들이 없다.
탄천을 이용해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이 두 어명 있을 뿐이다.
집에 콕 박혀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날
그러니까 비가 오는 건 집에있어도 된다는 좋은 핑곗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