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안주, 내일도 안주
부제목, ‘오늘도 안주, 내일도 안주‘를 보고 “아, 술 얘기이겠구나.” 하신 분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안주’는 ‘안주가 좋아야 술이 잘 들어가는‘ 그 안주가 아니다. 오늘의 ‘안주‘는 ‘편안히 살다.’란 의미로 썼다.
한국말에도 참 글자상 겹치는 단어가 많은데 그것들이 특히나 긴 스펙트럼을 갖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안주‘도 그런 경우인 듯하다.
나는 지난해 쓴 글들에 나와 있듯이 공무원이라서, 살아오며 많이 들어 본 말이 “연금 받죠?” 같은 말이다.
누군가는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어젯밤 동네 산책길에서 만난 한 구면이 자신에게 대놓고 물었다고 했다.
“연금 얼마 받아요?” 라고 말이다.
웃프긴 한 이유가, 연금이 많지 않아서이다.
투자를 글로 배우면서 정말 내가 놀란 일이
몇십 년 근무 후 돌아오는 연금이 건물 하나 지어서 매달 받는 임대료에 비하면 너무 소박하다는 것이었다.
나와 같은 사무직들이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고치고 매만져야 그런 돈이란 숫자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아마 안면이 있다고 해서 ‘연금 얼마’를 직접 물어 온 사람의 의식 안에는 ‘놀면서 받는 돈’이란 개념이 공적 연금 수령에 대해 박혀 있었을지 모른다.
나는 어느 편도 옹호하고 싶지 않다.
놀았든 안 놀았든, 퇴직 이후 놀든 안 놀든
연금을 수령해서 영위하게 될 내 삶의 질이 위태롭다는 게 현실이고
급한 불 끄려다가 흘려보낸 세월이 아득하기만 하다.
금리, 환율이 다 높은데
내가 계속 인서울에 거주하고자 하면
월 렌트비로 100만 원 이상의 돈이 기존보다 더 나가게 되어 있다. 내 연금이 전액 월세로 나가게 된 구조인데
이게 무엇을 뜻하냐 하니
나는 서울에 살 수 없으리라는 말이다.
여기서 ‘꼭 서울에 살아야 돼?‘라든지, ‘저렴한 주거 형태도 많이 있는데 굳이 ...?‘라고 나오면 엄청난 ‘배경 지식’을 속사포로 쏟아놓고 대결해서 말발로 이겨야 하는데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다. 그저 국민 연금이든 무엇이든 흔히들 말하는 1층 연금은 그저, 딱, ’최소생활비‘에 수렴하게 되리라는 것을 공감하는 정도면 족하다.
그냥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아껴서 모은 돈으로 할 게 없어졌다. 부동산 아니면 주식 아니면 코인인데.
진격의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이유는 각자의 생각에 맡기기로 하고, 내가 할 일부터 도장을 깨어 가야겠다.
슈바이처 박사를 모르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인도를 실천한 의사 슈바이처’라고 치면
나올 것이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행복이 성공의 열쇠다.”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슈바이처의 비범하디 비범했던 삶을 떠올렸다.
내가 투자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는 걸 지인들은 모르는데, 실은 글 쓰는 것 자체가 이미 내겐 하드 한 일인 데다 투자는 또 내게 전문적으로 배워 본 적 없던
내 일생 전대미문의 영역에 다름 아니라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어서이다.
나는 은행에 돈을 빌리러 ‘을’이 되어 갔던 날
대출 담당 직원으로부터 개인 ISA와 IRP 가입을 부수 거래로 권유받아 IRP의 경우, 이때까지 디폴트 옵션을 은행 예금으로, ISA의 경우 계속 신탁형으로 운용해 왔다.
화면을 볼 때마다 ‘아 이걸 어떻게 하지?‘ 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 왔다.
‘나는 이것도 힘든 인간인데...‘
‘내 이름의 계좌 하나 돌리는 것도 꾸역꾸역 미루는 인간인데 행복한 게, 결국 성공하는 게 가능하겠어?’
(하, 생각만 해도 지친다.)
왜 우리 세대는 학교에서 금융을, 은행에 대해 뭘 하나
배운 게 없는지.
여기까지 쓰고 나서 한번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읽으시는 작가님들도 나와 같은 ‘금맹(금알못, ‘금융 모름 모름‘이란 뜻)‘이실 수 있겠기에.
일단, 정답 알려드린다.
ISA는 ‘중개형’이 정답, 개인 IRP는 ‘매도해서 적극투자 70% 전환‘ 가능이다.
정답 알려드렸으니 ‘연금 3층‘ 요것도 모르겠다 싶으시면, 직접 또는 구글 제미나이 친구에게 물어서 알아보시기다.
그리고 “행복해지려면, 내 돈을 어디다 둬야 하느냐?“를 남에게 묻지 말자, 특히 은행에는...
기타 팁으로는, 대출 현장에는 상담사들도 많이 뛰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난 아는 상담사가 없다고요?
카카오톡 하실 텐데 오픈채널(일명 단톡방)을 둘러보시라.
어떻게 고르냐고요?
카톡 오픈채널 최대 인원이 1,500명이다. 회원 수가 꽉 찬 방을 들어가 보면 된다. 검증이 되었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나도 그렇게 하고 있어서 아는 사실이다.
돈에 관한 글이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오기 전에
글을 맺으려 노력하고 있다.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돈에 관한 이야기에는, 진작에 끝난다면서 끝나지 않은 러-우 전쟁에
비견할 골칫덩어리가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직장에서 일을 배워서 오늘까지 이어 오는 동안 일이 그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진입도 그럭저럭, 일도 그럭저럭 쉬웠다.
아쉽고 아쉬운 것은 직업의 안정성에 곧바로 ‘안주’해 버린 주변 사람들이고, 그 가운데서 겪는 위기라면
오랜 ‘안주‘ 끝에 악수를 두어 갑자기 선을 넘는 (룰을 깨는) 질주들이 나오곤 하는 시스템 부재 탓이다.
내 ‘삶의 현장‘이다. 약간, 비루하긴 하다.
경제 전문 기자 ‘이진우‘, 그와 같이 말을, 설명을 쉽게 잘하는 사람을 데일리 하게, 매일매일 직장에서 보면 기분이 어떨까? 나는 그가 천재 같단 생각도 해 봤다.
그의 말이 딱 맞다.
투자를 알기 전엔 주말에는 그저 쉬었던 것 같다. 지금은, 연말 모임이 생길까 봐 진짜 낮은 포복 중이다.
사람들에게 신중하게 연락을 하지 않는다.
남보다 훨씬 늦은 투자의 출발선을 잘 아는 나로선
크리스마스도 크리스마스 같지 않다.
쉬는 날이 없지만 행복하긴 하다고 생각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