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났다
- 뭐가 없어지고 안 보일 때 하면 좋은 생각.
아침에 차를 세워둔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모골이 송연한 일이 생겼다.
‘처서’ 지난 여름이 진짜 여름이라는 듯이
등줄을 타고 땀이 흐른다.
당황하는 순간 배터리 점프를 받았던
작년 어느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니 왜 미등을 켜 놓고 내린 거야!
긴급출동 기사님이 오시기 전에
문을 열어야 한다니까 스마트키를 열어서 열쇠 모양으로 생긴 수동 키를 꺼내는 법을 정비소에서 알려 줬다.
시동을 걸어 둔 채 세 시간이 지났다.
충전이 되었으려나? 몇 프로나 되었으려나?
이때까지 폰 충전만 챙기고 살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 갑자기 시동이 안 걸려서 멘붕일 때 하면 좋을 생각.
모임에 나갔다. 한 두 달에 한 번씩 보는 면면들이다.
시간이 한 두 시간 지나가니 조금씩 어색함이 풀리려고 한다. 적극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들을 풀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 ‘오늘 정기 모임에 나가지 말까? ’ 하는 마음이
줄다리기할 때 결정하면 좋을 태세.
직장 관계로 알게 된 사람이 그동안 싱글인 줄 알고 ‘밥은 먹고 다니니?’, ‘혼자라도 잘 챙겨 먹어야 돼.’ 류의 걱정을 시키더니, 오늘 만나서 “저 사실 결혼했어요, 코로나 때 조용히 식구들과 식사하고요.”라고 말해서 놀랐다.
- 결혼 사실을 깜쪽같이 모르고 있다가 ‘고백’ 들었을 때 마음이 편해지는 생각.
과장이 퇴직을 한다. 그걸로 의미가 있다.
생각히면 속이 울렁거려서 죽을 맛이지만 그의 이름 석 자가 명부에 더이상 뜨지 않는 게 전체 조직을 위해서나 나의 후속 근무를 생각해도 좋겠다.
- 나를 괴롭힌 장본인의 퇴직을 바라보며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될 기대.
그동안 병원비가 많이 나간 구조였다. 치료와 회복을 우선했다 보니 갑자기 ‘나를 위해’ 소비하고 지출하는 명목으로 나가는 돈이 많았다.
벌이라고 할 게 없다시피 했고
휴직은 월급 통장을 ‘텅장’으로 바꿔 버렸다.
‘투 잡이라도 해야 하나’,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몸 상하고 돈 잃어버리고
직장 일에 몰두해서 생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 호주머니에서 돈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때
뒤집어서 바라보면 호전될 사태.
상황이 좋지 않다.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 변화도 수용하지 않는다면 쫄딱 망해 버릴 것 같다.
사정이 좋지 않다. ‘내 주위에 있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 나의 미래’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쪼그라든다.
가족을 돌아 봐도 그저 그렇다. 중산층이라고 스스로 위치지음과 무관하게 중산층이 아니다.
직장을 휘휘 돌아봐도 따돌림이 난무하고 난리다.
저 잘났다는 무리들이 서로 남 탓하고 있다.
일하라고 깔아 놓았더니만
업무용 메신저를 타닥타닥 두들기며
사담하고 뒷담하고 패거리를 이룬다.
주어진 환경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런데 뭔가 바뀌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https://mbn.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3216422
‘성대리’의 시대를 종이비행기로 날려 보내고
* 노나다: 운수가 대통하여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되다.
- 여기서 주의: 잘 알아보고 들어가자. ‘역발상’이라고 자칫 잘못, 또 ’내 눈을 내가 찌르는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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