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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도영 Mar 29. 2023

목숨을 건 유럽행

'창조적 파괴' 도전기 - 5. 진단 키트 판매를 위한 유럽행

#나의기록 #에세이


진단 키트 판매를 위한 유럽행



 반도체 비즈니스 계약금을 구하기 위해 저를 비롯한 우리 덤앤저스?(덤앤더머+어벤저스) 멤버들(Daniel-삼성 박사, Manuel-포르투갈 닥터)은 목숨 걸고? 그렇게 유럽발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고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죠. "이봐, 해봤어?", 제게 강렬한 여운을 남긴 이 한마디는 평소 제가 자주 상기하는 문구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을 함에 있어서 보통 바로 실천에 옮기는 편이죠. 그렇다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가 상황이 다급해서 일을 대책 없이 진행하는 것처럼 보실지도 모르겠지만, 마냥 무데뽀 정신으로 간 것은 아니고 저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전편에 언급했던 포르투갈에 마스크를 수출한 곳은 유럽 최대의 분자진단 연구소인 Unilabs라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아래와 같이 세일즈 미팅을 하다가 Manuel이라는 젊은 포르투갈 Dr(영상 좌측 최상단)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에게 Quarademic의 세일즈 디렉터로 같이 일하는 건 어떠냐는 제안을 했고 Manuel은 좋다고 합류하면서 우리 덤앤저스의 일원이 됐죠. 그리고 나중에 알고 보니 이 Manuel의 아버지가 바로 유럽 최대의 분자진단 연구소인 Unilabs CMO(Chief Medical Officer, Dr)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Unilabs는 Covid-19 진단 키트 구매에 대한 LOI를 저에게 보내왔고 저는 여기에 적극적으로 잘 대처해서 Covid-19 진단 키트를 판매한다면 반도체 비즈니스의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유럽으로 가게 된 것이었죠. 여기서 이해를 돕기 위해 분자진단 연구소라는 곳에 대한 설명을 잠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유럽(스페인, 이태리, 프랑스 등)도 남미 에콰도르와 마찬가지로 영안실이 꽉 차서 시체가 거리에 쌓인다는 소문이 돌던 시기였고 그 많은 감염자들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일반 병원에 있는 장비로는 역부족이어서 PCR 진단 검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연구소를 이용했는데 전문적으로 PCR 진단 검사를 하는 유럽 최대 연구소(유럽 전역 17개 국에 퍼져 있음.)가 바로 Unilabs라는 연구소였습니다.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지도 않은 제가 또 주제넘게 강의를 하네요. 이거~ 강의하려는 습관이 참 문제입니다. ㅠ 틀린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지적해 주십시오.)

 Covid-19은 보통 PCR 분자 진단법으로 검사를 하는데 이 검사 방법은 Covid-19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감염된 특정 유전자 염기 서열을 파악한 다음, 피검사 대상의 유전자를 채취한 뒤 Covid-19의 유전자 염기 서열과 동일한 패턴이 있는지 검사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검사할 때 사람의 DNA는 2중 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 열을 94 ° C 내외로 올리게 되면 2중 나선 구조는 떨어지게 되고 여기에 폴리머 레이즈 효소를 통과시켜서 특정 유전자 염기 서열(Covid-19)과 일치하면 효소의 형광 물질이 입혀지게 됩니다. 그다음 다시 열을 65 ° C까지 식히면 떨어졌던 이중 나선 구조의 DNA는 다시 합쳐지게 되죠.

 이렇게 열을 올렸다 식혔다 반복하는 과정을 30~40회 거치기 때문에 분단 진단법의 시간이 보통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이고 형광물질이 여러 번 입혀진 부분은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누적된 형광 정도가 눈에 띄게 되어 Covid-19 감염 유무를 판단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전편에 언급했듯이 제가 무리를 해서까지 방문했던 대구의 업체는 PCR 진단법의 최대 문제였던 검사시간을 PCR-LAMP라는 신기술(사슬치환반응)을 이용해서 온도를 65 ° C ~ 94 ° C까지 올리고 내리고 할 필요 없이 65 ° C의 등온 상태에서 사슬 치환반응을 통해 특정 염기 서열 유전자(Covid-19)를 증폭시켜 검사하는 방법(통상 20분 소요)을 사용하는 획기적인 진단 키트를 생산하는 업체였습니다.

 제 판단은 이 신기술을 이용한 진단키트(검사 시간이 가장 짧음)를 Unilabs에 제안한다면 당시 질병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검사 환경을 극복하는 최선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이런 게 바로 인류를 위한 '창조적 파괴'로 세상의 변화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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