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우리도 알지 못했던 인연의 끈
나의 첫 후임인 그녀를 처음 마주하게 된 기억은 아직까지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뜨거운 열기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던 24년 7월.
3개월 동안 짧은 회사생활을 했지만, 나와 결이 맞지 않았던 前후임이 퇴사를 하게 되면서 공석의 자리가 생겨 새로운 사람을 구인해야만 했다.
내가 처음 해보는 선임이라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일말의 죄책감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나도 선임이 처음인 걸 어쩌겠어'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시 다 잡으며 들어온 이력서들을 추려 대표님께 보고를 드렸다.
'이번에는 어떤 사람이 올까? 내가 제대로 된 선임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
대표님은 한 사람을 지목하며 면접 일정을 잡아보라고 하셨는데, 한 회사에서 9년 동안 근무한 진득한 경력과 지원사업 경험 등의 이력을 살펴보니 우리가 원하던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했다.
바로 전화를 걸어보니 밝은 목소리로 맞이하는 그녀가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면접 당일, 긴 생머리와 커다란 눈을 가진 그녀가 사무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왔다. 대표님과 나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고는 곧바로 면접을 진행했다.
그녀는 우리의 질문에 차근차근 대답을 했다. 질문을 하나 둘 하면서 나는 무언가의 이끌림처럼 그녀와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이후, 다른 면접자들도 면접을 진행해 보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그녀에게 기울어 있었기에 별다른 판단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다. 대표님도 그렇게 느끼셨는지 "같이 일할 사람은 내가 아니고, 김 과장 너니까 네가 판단했을 때 괜찮은 사람이면 그렇게 진행해." 라며 그녀에게 최종합격 소식을 전달하라고 하셨다.
하고 있던 업무를 마무리하고,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초의 통화연결음이 왜 이리도 길게 느껴지던 지. 통화연결음이 지나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녀에게 입사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그녀는 조금 뜸 들이는가 싶더니 출근이 가능하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예상치 못하게. 아니 서로의 무의식의 세계 속에서는 예상을 한 것 마냥 선임과 후임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만의 성장의 방정식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