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새로운 시작
그렇게 그녀와 나는 회사에서 새로운 조직개편을 시행함과 동시에 자리 배치를 바꾸었고, 2025년의 시작을 함께 나누었다.
그녀와 항상 나란히 앉아 업무를 하다가 이제는 마주 보는 자리에서 업무를 하려니 어색하기는 물론 앉아있으면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회장님에게 전체적인 업무의 자율권을 부여받고, 책임감이 높아지니 하루하루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기 때문에 마음을 다시 다 잡아보았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우리의 일상은 시간에도 속도가 붙듯 빠르게 흘러갔다. 생각보다 내가 최종결정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일들이 많지 않았고, 오히려 대표님이 안 계시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업무의 속도도 올라갔다.
그러나 여전히 회사상황은 좋지 않았다. 걸핏하면 '지금 대체 대금지급이 밀린 지 몇 개월 째입니까?' 라는 거래처들의 독촉전화에 '휴우우-' 하고 나오는 긴 한숨을 모른 척 삼키며,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급여를 기다리며 매일 들쑥날쑥한 불안한 마음을 가진 채 매일 우리는 어쩌면 긴 전쟁을 하고 있었다.
다른 직원분들도 똑같았다. 표현은 하지 않으셨지만, 넌지시 "차장님, 우리 급여 언제 나와요?" 라며 애써 괜찮다는 듯이 물어보실 때면 그 마음이 공감되면서도 사실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회장님께서도 모르는 수금일정을 내가 어찌 안단 말인가.
"근데 차장님, 이러다가 우리 진짜 망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요. 우리 그냥 탈출할까요? 하하"
그녀와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화하며 말했지만, 마음속 깊은 한 구석에는 조직개편을 하면 조금은 회사 상황이 나아지길 바랐던 내 마음에는 매일매일 새로운 스크래치가 생기기라도 하듯 쓰라리기만 했다.
'새로운 시작' 이라는 그 낯설고도 조금은 설레는 문장 속에서 그녀와 나는 지치고 힘든 감정보다 우리는 함께여서 잘 이겨내고 있다는 스스로 '우리만의 세상'을 만들며 자연스레 조직개편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진실된 한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이상적으로만 그려왔던 회사에서의 든든한 내 사람과 '함께하는 공식'이 완성됨을.